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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山中 閑談5 Lovely Water Lake에 다녀와서

유병옥 시인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23 16:01

괜히 갔었잖아
제 마음 텅 비어버렸으니

사흘밖에 머물지 안했는데도
십년은 더 흘러간 것 같고

본디 제 마음
알게 됐잖아

어둠 속에 앉아 있어도
어둡지 않고
보이지 않던 것들 다 보이는

빈 산의 바람소리에
젖어 들던 마음
놓고 올 순 없잖아

해 돋는 먼동에 슬픔 자우고
달빛 닿은 마음으로 살아나던 그리움
놓아버릴 순 없잖아

비운 가벼움과 그 기쁨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면 놓을 수 없잖아 .


<▲ 사진= 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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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제 마음을 비워야풀꽃들의 이야기가 들리고산새들의 울음결에 울리어아니 보이던 곳을 볼 수 있게 한다산 오름은본디 제 마음을 찾아 드는 일상한 가슴에 하늘빛이 내리어무엇이우리를 괴롭히고 서글프게 하는 지스스로 알게 한다물과 바람과 빛과 시간모든 흐름의 섭리가 스승이 되어 우리를 풀어 준다다시 밝는 여명의 하늘처럼<▲ 사진= 늘산 박병준 >
유병옥 시인
그 산에 가려거든진달래 작은 씨를 들고 가시라산 굽이굽이 봄그림을 그릴 것이니그 산에 가려거든 단풍나무 씨를 들고 가시라 하늘이 노을을 내리어 가늘 산을 그릴 것이니그 산에 가려거든솔씨 한 톨 들고 가시라 벼랑끝 절경으로 키울 것이니그 산에 가려거든 머루 알을 모아들고 가시라산도 그 뜻을 기리어 흐뭇해 하리니그 산에 가려거든소쩍새와 함께 하시라그 울음...
유병옥 시인
괜히 갔었잖아제 마음 텅 비어버렸으니사흘밖에 머물지 안했는데도십년은 더 흘러간 것 같고본디 제 마음알게 됐잖아어둠 속에 앉아 있어도어둡지 않고보이지 않던 것들 다 보이는빈 산의 바람소리에 젖어 들던 마음놓고 올 순 없잖아해 돋는 먼동에 슬픔 자우고달빛 닿은 마음으로 살아나던 그리움놓아버릴 순 없잖아비운 가벼움과 그 기쁨모르면 몰랐지알고 나면 놓을 수...
유병옥 시인
산속의 린다는봄이 오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산모통이 돌아언덕 위의 나무숲에긴 해걸음으로 빛이 살고바람결에도 태초의 이야기가 숨쉬는 그 길에서는 언제나 열 네살 그 나이입니다뜨거운 여름 햇살을 받으며나무들이 자라나는 그 푸르름이 언덕을 넘어 갈 때산들이 말하는 이치를 조금씩 알아가면 어느덧 마음의 집은 산입니다늘 새롭게 저무는 노을이 찻잔에...
유병옥 시인
산이 깊어갈수록 소리는 잠들고잠든 산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다마음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소리그 옛 소리를 산은 지니고 있다소리 없는 산의 소리는 자연의 소리어둠이 사라지는 소리밝음이 다가오는 소리오늘이 물러가고 내일이 다가오는 소리에씻기어얼굴이 개어온다풀꽃 같은 웃음값없는 기쁨을 만끽한다한 바랑 지고와도 무겁지 않다.<▲ 사진= 늘산 박병준 >
유병옥 시인
산은 험한 길을 품에 하고 있다그 산길에 들어서면삶의 고달픔을 잊게 해 준다.나를 내려놓아야 들어오는 산그제서야 산은 내 안에 산길을 내어준다내가 나를 만나게 되는 산길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을 산이 한다자연이 한다나를 찾아서 산에 가는 사람들산길은 그렇게 살아난다.<▲ 사진= 늘산 박병준 >
유병옥 시인
외로운 사람들이외로움을 밟으며 오르는 산길에서외롭지 않은 산을 만난다그 산에 피는 꽃들 외롭지 않고그 산에 사는 산새 울음 외롭지 않고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 언제나처럼그런 모습으로 다가선다 외로운 발걸음들이산을 만나 외로움을 푸는 곳제 마음이 되어간다<▲ 사진= 늘산 박병준 >
유병옥 시인